10대들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틀 대신 자신들의 시각과 입으로, 자신들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문화의 소비자라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인 인터넷이 놓여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을 매체를 찾지 못했던 10대들은 이제 사이버 세상에서 만나고 소통하고 생산한다.
#어른들은 들어라
‘아이두’(www.idoo.net), ‘바이러스’(www.1318virus.net), ‘우리스쿨’(www.urischool.org) 등은 ‘10대들의, 10대들에 의한, 10대들을 위한’ 웹사이트다.
아이두는 하루 수백건의 글이 올라오고 리플이 달리는 10대들만의 광장이다. “학생은 인권만 있고 인격은 없냐”라고 따지고 “내 주민등록번호 교육부에 못주겠다”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폐지 서명운동을 벌인다. 인터넷신문 바이러스도 500여명의 사이버기자들이 자신들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10대들의 입장을 여론화하고 있다. 지난 3일 학생의 날을 맞아 ‘꽉 짜여있는 시간표와 등교시간을 바꿔라’ 등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뽑은 ‘청소년 10대 요구’를 발표했다. 바이러스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희영양(18)은 “청소년들은 평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말할 통로가 없었다”면서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어렵지 않고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스타, 우리 손으로 만든다
온라인상에서 10대들은 새로운 문화를 빠르게 수용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변화시킨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얼짱문화’는 10대 문화의 새 흐름을 반영하는 징표다. 지금껏 10대들이 뭔가를 만들어 사회 전체에 파급을 미친 적은 거의 없었다. 얼짱 문화는 학교와 대중매체라는 틀 안에 갇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랐던 10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다. 여기에는 TV 등 대중매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져 공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10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역동성이 들어있다.
#놀 때도 우리 식으로
10대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때 거리에서 방황하는 ‘불량 학생춤꾼’ 정도로 여겨졌던 ‘비보이’(B-Boy)는 이제 새로운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가수들의 백댄서가 아닌 춤 자체를 공연하는 비보이팀들이 많이 생겨나고 비보이 배틀대회가 열릴 정도다. 비보이팀 TIP의 김기헌군(19)은 “한국 비보이들의 수준은 세계의 브레이크 댄스 기술을 이끌어갈 정도”라며 “비보이가 하나의 직업으로 당당하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래문화, 스스로 기획한다
10대들은 또 축제나 문화제 등을 기획해 청소년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부산청소년축제기획단 ‘반(反·半·班)’은 2001년부터 매년 한 번씩 10대들만의 축제를 기획해오고 있다. 동성애, 바람직한 음주문화 등 지금 또래들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것들이 주제다. 대구청소년문화아케이드 ‘우주인’은 22일부터 이틀간 대구 동성로에서 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여는 등 10대들이 직접 영상작업이나 퍼포먼스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참가한다.
#어른들과 당당히 겨룬다
기성세대들의 편견과 달리 10대들의 관심사는 다양하다. 디지털카메라나 사진기 등을 통해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욕구도 상당하다.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정보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스스로넷에는 직접 PD나 VJ로 활동하는 10대들이 많다. 이민정양(19)은 지난 여름 인도에 다녀와서 만든 다큐멘터리와 사진을 인터넷에서 상영중이다.
다음세대재단이 주최한 ‘유스 보이스(Youth Voice) 2003’ 프로그램에 선정된 광주의 청소년 인터넷방송팀 넷땅티비는 ‘꿈을 향한 노력들’이라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김재수군(18) 등 고교생 9명이 주축이 된 투웨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전통놀이인 ‘얼음땅’ 등의 놀이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더이상 무시하지 마
10대들은 현재 우리나라에 10대들의 문화공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들의 통로를 찾아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화성고 최재욱 교사(35)는 “기성세대들은 10대들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심이 없다”며 “아이들이 열정과 꿈을 피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경향신문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틀 대신 자신들의 시각과 입으로, 자신들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문화의 소비자라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인 인터넷이 놓여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을 매체를 찾지 못했던 10대들은 이제 사이버 세상에서 만나고 소통하고 생산한다.
#어른들은 들어라
‘아이두’(www.idoo.net), ‘바이러스’(www.1318virus.net), ‘우리스쿨’(www.urischool.org) 등은 ‘10대들의, 10대들에 의한, 10대들을 위한’ 웹사이트다.
아이두는 하루 수백건의 글이 올라오고 리플이 달리는 10대들만의 광장이다. “학생은 인권만 있고 인격은 없냐”라고 따지고 “내 주민등록번호 교육부에 못주겠다”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폐지 서명운동을 벌인다. 인터넷신문 바이러스도 500여명의 사이버기자들이 자신들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10대들의 입장을 여론화하고 있다. 지난 3일 학생의 날을 맞아 ‘꽉 짜여있는 시간표와 등교시간을 바꿔라’ 등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뽑은 ‘청소년 10대 요구’를 발표했다. 바이러스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희영양(18)은 “청소년들은 평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말할 통로가 없었다”면서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어렵지 않고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스타, 우리 손으로 만든다
온라인상에서 10대들은 새로운 문화를 빠르게 수용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변화시킨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얼짱문화’는 10대 문화의 새 흐름을 반영하는 징표다. 지금껏 10대들이 뭔가를 만들어 사회 전체에 파급을 미친 적은 거의 없었다. 얼짱 문화는 학교와 대중매체라는 틀 안에 갇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랐던 10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다. 여기에는 TV 등 대중매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져 공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10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역동성이 들어있다.
#놀 때도 우리 식으로
10대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때 거리에서 방황하는 ‘불량 학생춤꾼’ 정도로 여겨졌던 ‘비보이’(B-Boy)는 이제 새로운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가수들의 백댄서가 아닌 춤 자체를 공연하는 비보이팀들이 많이 생겨나고 비보이 배틀대회가 열릴 정도다. 비보이팀 TIP의 김기헌군(19)은 “한국 비보이들의 수준은 세계의 브레이크 댄스 기술을 이끌어갈 정도”라며 “비보이가 하나의 직업으로 당당하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래문화, 스스로 기획한다
10대들은 또 축제나 문화제 등을 기획해 청소년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부산청소년축제기획단 ‘반(反·半·班)’은 2001년부터 매년 한 번씩 10대들만의 축제를 기획해오고 있다. 동성애, 바람직한 음주문화 등 지금 또래들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것들이 주제다. 대구청소년문화아케이드 ‘우주인’은 22일부터 이틀간 대구 동성로에서 청소년인권문화제를 여는 등 10대들이 직접 영상작업이나 퍼포먼스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참가한다.
#어른들과 당당히 겨룬다
기성세대들의 편견과 달리 10대들의 관심사는 다양하다. 디지털카메라나 사진기 등을 통해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욕구도 상당하다.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정보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스스로넷에는 직접 PD나 VJ로 활동하는 10대들이 많다. 이민정양(19)은 지난 여름 인도에 다녀와서 만든 다큐멘터리와 사진을 인터넷에서 상영중이다.
다음세대재단이 주최한 ‘유스 보이스(Youth Voice) 2003’ 프로그램에 선정된 광주의 청소년 인터넷방송팀 넷땅티비는 ‘꿈을 향한 노력들’이라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김재수군(18) 등 고교생 9명이 주축이 된 투웨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전통놀이인 ‘얼음땅’ 등의 놀이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더이상 무시하지 마
10대들은 현재 우리나라에 10대들의 문화공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들의 통로를 찾아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화성고 최재욱 교사(35)는 “기성세대들은 10대들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심이 없다”며 “아이들이 열정과 꿈을 피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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