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귀환한 외국인 노동자와의 만남


출발 하루를 앞두고, 한국에서 귀환한 외국인 노동자 한 분을 만나기로 하였다. 이미, 몽골에 오기 전에 약속된 것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온 그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궁금한 터였다. 대부분 귀환한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일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내심 걱정이 들기도 했다.



호텔 로비에서 아침 10시에 만나기로 한 사람은 호기씨.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여름 이었다. 임금을 받지 못하여 센터로 찾아온 그는 제법 한국말을 할줄 알았고 생김새도 마치 한국 사람과 너무나 흡사했다.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영락없이 한국인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 이후로 그는 다른 몽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어떤 문제가 있으면 센터로 그들과 함께 찾아오곤 했다.



호기씨를 만나면, 어기씨 가족을 만날 참이었다. 몽골에 오기 전 어기씨는 자신의 집에 꼭 들러달라는 부탁을 나에게 했다. 특별한 부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에 대한 이러저러한 안부와 형편을 눈으로 보고 와달라는 듯 했다. 호기씨가 어기씨 아버님과 미리 통화를 했는데, 막상 어기씨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문이 닫혀있었다. 집안에는 어기씨의 어린 아이만이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문을 밖에서 잠그고 나갔기 때문에 안에서는 열수 없다는 얘기를 아이가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호기씨와 나는 밖으로 나와서 베란다로 나온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아이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어쩔 수 없이 호기씨와 나는 그의 형님 댁으로 향했다. 전할 물건도 있었기에 어기씨의 가족을 만나야만 했다. 형님 댁도 마찬가지로 사는 형편이 좋아보지 않았다. 도심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는 너무 오래되어서 마치 슬럼가에 위치한 낡은 아파트와 다르지 않게 보였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어기씨의 한국생활에 대한 안부를 전해주었다. 마침, 일을 하러 나가는 터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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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빈부격차를 엿볼 수 있는 아파트



나를 만난 호기씨는 인테리어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몽골에서 가장 돈벌이가 되는 것 중 하나가 건축인데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가 귀환한지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막상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걱정이 들었다. 호기씨에게 “한국에서 돌아온 친구들이 본국에서 일자리를 잡고 일을 하고 있는가?”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국에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임금차가 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주 노동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들은 한국으로 다시 와서 일을 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노동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맛본 그들에게 자국에서 일자리를 잡고 일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호기씨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했으면 하는 말을 언 듯 내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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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씨의 형님과 동생


호기씨가 개인적인 일로 일정보다 일찍 헤어져야 했다. 그의 얼굴에는 미안한 마음이 역력하다. 아무튼, 귀환한 외국인 노동자 친구를 몽골에서 만난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들에 대한 대략적인 분위기를 현지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만 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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