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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업,“영화 속에서 가족을 보다”
장소 : 성미산 학교(301호), 일정 : 2월 7일부터 화, 수, 목, 금(2주간)
시간 : 오후 2시~6시

“한 해 100 편씩 쏟아진다고 하는 한국 영화, 허리케인처럼 당신 가족의 일상과 언어의 무의식 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할리우드 영화…. 철마다 찾아오는 감기보다도 더 흔해빠진 이 재미있고 무섭고 교훈적이며 끔찍한 영화를 매체로, 대화를 빼앗긴 억울한 부모님과 머리가 훌쩍 커버린 청소년이 함께 소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 교사가 영화라는 새로운 교과서로 청소년들에게 이미지로 피범벅된 세상 읽기를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난다 긴다 하는 영화 평론가들의 글을 읽다보면 어딘가 딴 세상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가끔 밥맛마저 뚝 떨어져버리는데…. 누가 좀 쉽게 영화 얘기 할 수 없나요?”


▶ 수업 이렇게 해요!

① 영화 속 상징 찾기 : 영화 속에 숨겨진 상징을 찾아내기만 하면, 아무리 알쏭달쏭한 영화도 한 눈에 꿰뚫어 볼 수 있어요. 언제나 영(zero)을 가리키는 「빈집」의 고장난 저울이나, 「바람난 가족」에서 뿜어내는 아버지의 객혈 같은 상징을 보물찾기하듯이 즐겨보세요.

② 영화로 토론하기 : 정치와 교육과 종교에 대해서는 절대로 타인과 토론하지 말라는 현명한 충고가 있지요. 하지만 영화라는 남들의 이야기는 그런 금기를 깨고, 무엇이든지 토론할 수 있는 거리로 만들어줍니다. 그래도 토론하다 정 말이 안 통하면 이렇게 한 마디 하면 됩니다. “너나 잘 하세요!”

③ 교재 만들기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영화 텍스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교육을 위한 교재로 재구성할 수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영화를 교재로 만드는 know-how를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시간에 교재를 작성하고 평가를 받아보세요. 물론 그냥 즐기실 분은 이런 부담이 전혀 필요 없어요.


▶ 영화를 보는 눈

① 일상 언어로 사유한다 : 어렵고 비비꼬인 평론 언어들이 지닌 거리감을 떨쳐내고 가벼운 일상의 말글을 통해 얼마든지 영화를 해체하여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해요.

② 낯설게 하기 : 갓난아이에게 오물오물 씹은 밥알을 떠 넣어주는 할머니처럼, 감독이라는 친절한 창조주는 자신의 위액(상상력)으로 절반쯤 소화시킨 이미지를 관객의 눈에 쏟아 붓지요. 그래서 관객은 객석에 자신을 고정시킨 채 판단 중지의 상태로 이미지의 세계에 파묻힐 수밖에 없어요. 이 때 이미지를 통한 몰입으로부터 관객이 약간의 거리를 두게 함으로써(낯설게 하기), 그 이미지를 다시 날것으로 되돌리고 자신의 이미지를 덧붙여 머리 속의 영사기에 돌릴 수 있게 해주면, 새로운 영화 한 편이 탄생할 수 있어요. 마치 책읽기를 통해 독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Image Nation을 만드는 것처럼, 관객은 대극장에서 자신만의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죠.

③ 꼬투리 잡기 : 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려면 꼬투리를 찾아야만 해요. 마찬가지로 영화를 읽으려면 감독이 곳곳에 숨겨놓은 꼬투리(상징)를 잡아내야만 하죠. 그 상징들을 낚아내면 영화는 씨줄 날줄로 복잡하게 얽힌 자신의 텍스트를 순순히 드러내구요. 영화를 통한 꼬투리 잡기에 익숙해질 수 있으면 이 감각의 제국에서 쏟아지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고, 다른 모든 텍스트들도 읽어낼 수 있답니다.

④ 감독과 대화하다 : 어떤 영화든지 감독은 관객에게 자신이 세계에 대해 품은 궁금증을 물음의 형태로 던지고 있어요. 물론 이미 답이 영화 속에 들어 있는 헐리우드 문법의 영화야, 박수를 치면서 객석에서 일어나거나 눈물을 쿡쿡 찍으면서 감동하기만 하면 되요. 그러나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내려가는 순간부터 다시 관객의 머리 속에 필름을 돌리기 시작하죠. 관객은 영화의 잔상이 남겨놓은 불편함으로 또는 낯설음으로 인해, 다시 자신만의 영화를 창조하며 감독의 물음에 답하려 애쓰고 더 나아가 감독에게 추가로 물음을 던집니다. 물론 재미는 덜 하지만 나쁜 영화도 팍팍 씹으면서 즐길 수 있기는 하나, 네거티브 필름 읽기는 아주 피곤해요. 당신은 영화 읽기를 통해 영화의 근원적 질문을 찾아 끊임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바로 자기 자신에게 말이죠.

⑤ 좋은 영화를 실효(實效) 현실(virtual reality)로 만들다 : 한 편의 비디오가 당신의 인생을 망칠 수 있고, 한 편의 광고가 교과서보다 훨씬 더 효․국가 이데올로기를 세뇌할 수 있는 것처럼, 이미지는 결코 가상(假想)이 아니에요. 그런데 전문 지식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과 청소년들은 이미지를 통한 정보 수용에 훨씬 더 익숙하죠. 삼순이를 통해 인생을 알았다 착각하고, 게임을 통해 경쟁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육화(肉化)하니까요. 그렇지만 기존의 영화 관련 도서들의 경우, 평론서는 지나치게 어려워 영화 텍스트를 현실과 분리된 가상으로 만들고, 인기에 영합한 대중서는 현실을 고착화시킴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달콤한 가상현실로 만들고 있어요. 이 영화 수업을 바탕으로 출간할 『아줌마, 영화로 수다 떨다』는 현실과 이미지의 팽팽한 긴장감을 통해, 영화가 제시하는 이미지가 실제로 현실에 효과를 미치게 하고, 관객의 삶의 자리에 실천이 일어나게끔 하려고 해요. 즉, 영화 읽기를 통한 영화 같은 실천을 가능하게 만들려 해요.

⑥ 쓸모없다면 가라 : 교사에게는 영화를 통한 상징 읽기와 소통하기를 가능하게 하는 매뉴얼 북의 기능을, 부모에게는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창문의 효과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낳게 하려합니다.

⑦ 함께 나눠요 : 평론가는 영화를 개인 차원에서 분석할 뿐이죠. 하지만 양아치는 8년 동안 온갖 영화들을 텍스트 삼아 아이들과 수업을 해왔어요. 따라서 영화를 어려운 이론으로 풀기보다는 쉬운 토론으로 엮어내고, 영화의 어느 곳을 콕 집어내 토론거리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경험치와 감각을 키워왔어요. 당신이 지닌 또 다른 영화를 읽는 힘을 여기서 함께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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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덟 편의 악몽 같은 영화를 고른 까닭

1. 불편함 : 푸근한 이미지를 통해 현실의 모순을 봉합하려는 영화는 제외했어요.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일상의 부조리와 소름끼치는 낯설음을 드러내고, 내 몸에 들어온 이물질처럼 무언가 불편함을 주는 영화들만 골랐어요. 영화를 통해 긴장을 만들고 수업을 통해 이완하시면 돼요. 따라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 청소년 추천 영화, 건전한 시민 영화는 사양했지요. 그런 영화는 이미 건강한 사람들이 건전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으니까요. 양아치는 양아치답게 전혀 교육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영화들을 교육 속으로 끌어들이려고 해요. 편안함은 영화가 끝난 뒤 집에서 휴식을 통해 얻으세요. ^*^;

2. 상징으로 만든 집 : 그냥 웃자고 만든 「몽정기」도 얼마든지 영화 수업의 텍스트가 될 수는 있지요. 하지만 상처 속으로 파고드는 소금기처럼 깊은 맛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조잡하고 실없는 미국 코믹 영화 「락스베리 나이트」 한 편으로도 미국 사회의 천박성을 조목조목 폭로할 수 있어요. 그 차이는 감독이 영화 속에 상징을 어떻게 배치하고 있는가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죠. 또 상징이 있어야 좀 더 해석의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재미도 있구요. 하지만 상징을 전혀 쓰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재현만으로 심장을 헤집어대는 재능을 보여주는 홍상수의 리얼리즘 영화는 포함 시켰어요. 정교한 미장센과 치밀한 몽타주를 잘 활용하는 영화라야 텍스트 읽기 훈련이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죠.

3. 안 보는 영화, 못 보는 영화 : 감독은 분명히 뭔가 있어 보이는데 관객은 보지 않아 찬밥이 된 영화와, 제법 잘 팔리는데 사실은 관객이 충분히 읽어내지 못하는 감독의 영화는 공통점이 있어요. 관객은 감독이 거미줄처럼 쳐놓은 사유의 중력장에 걸려들려 하질 않죠.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또는 자신의 소유가 흔들리기를 거부하는 무의식이 방어기제를 형성하기 때문이니까요. 따라서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영화일수록 타자의 언어와 타자의 욕망에 길든 무의식을 변증하고 변주할 수 있어요. 이번에 고른 영화들은 이런 특징을 갖추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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