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양고기를 냄새난다 했던가! 그리고 별 헤는 밤



다를 뿐이다!

혼자 부지런을 떨다 일행들을 1시간 일찍 깨워 잠을 설치게 하는 푼수짓을 하고…



국영백화점 수퍼에 들러 필요한 간식거리 등을 사기로 해 찾아갔으나 수퍼는 오후 1시에 개점이란다.

‘참으로 이상도 하여라’ 하다가 워크샵 때의 강의가 떠올려졌다.

여기는 몽골이다. 한국과 다르다고 하여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를 뿐이다!



문을 연 수퍼마켓에서 간식으로 호쇼르(-인 줄 알았으나 비르스키)를 일행들 수대로 샀다. 하라호름까지 6시간 걸린다니 가는 사이에 선심 좀 쓰려고(-했으나), 허나 나중에 바양고비 입구에서 모두들 먹다가 포기했다.

수퍼에서 수많은 가짓수의 아롤들, 소시지들, 크기가 작은 과일들, 진열돼 있는 여러 가지  한국 상품들,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눌러대는데(-문화수업 자료로 쓰려고), 갑자기 한 여성이 가로막으며 인상을 쓴다. 카메라를 가리키며 X자를 해보인다. 사진 찍지 말라는 뜻이다.

잠시 후 아무도 안보려니 생각하고 또 몰래 한 컷 찍으려는 찰나 이번엔 몽골총각이 제지한다. 이때 또 생각나는 김현미 교수의 말,

“사회주의권 사람들은(지금은 아니지만) 허락없이 사진 찍는 걸 싫어한다…”

그랬었지, 그리곤 카메라를 껐다.



그리곤 내쳐 달렸다.

좌우에 보이는 것은 넓은 평원과 하늘, 간간이 나타나는 양떼, 말, 낙타 등.

6시간 넘게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보이는 장면마다 표정이 다르다.

일행 모두, ‘지금의 모습이 여름의 초원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으나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너무 좋다. 눈에 보이는 장면마다 다르고 새롭다.

가슴이 씨원하다!!!

이 넓은 하늘과 이 넓은 시야와…,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되새김질 하려고 눈 속에 꾹꾹 눌러 담는다.



누가 양고기를 냄새난다 했던가!

하라호름에 도착하여 게르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 시간이다.

사진에서만 보았던 ‘허르헉’이다.

누가 양고기를 냄새난다 했던가!

일행 중 한명도 이의 없이 이구동성으로, “야~! 맛있다!”였다. 진짜 맛있다.

게다가 허르헉에 넣었던 조리도구 돌멩이도 따끈하게 같이 식탁에 올랐다.



우리의 빌랙씨!

“이 돌멩이를 손에 들고 이렇게 하면 건강에 좋아요.”

빌랙씨의 시연을 보며 앗 뜨거 앗뜨거 하면서 왼손 오른 손 옮기다가...

어느 누구는 엉덩이에 깔기도 하고(아마 치질이 고질병인 듯), 가슴에 품기도 하고...

어느 누구는 챙기기도 하고(-문화수업에 쓰려고)...


우야든동!

곁들여진 러시아풍의 샐러드도 손색없다. 입맛에 딱이다. 현지적응? 걱정 끝이다.

경기도 이천, 경북 안동 등 시골에서 생활할 때 설이나 추석 명절 때는 동네에서 몇 집이 추렴하여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나눈다. 갈비 등은 저녁나절 참나무 장작구이를 해서 동네 잔치를 하기도 했다. 이때 먹는 돼지고기 맛은 일품이다.

허르헉을 먹으며, 왜 그때 시골에서 맛보았던 참나무 숯불구이 돼지갈비 맛이 오버랩 되는 걸까...

‘진짜 맛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한국 시골의 상쾌한 느낌 그대로인, 몽골 초겨울 쌀쌀한 상쾌함 때문일까...



몽골 하늘에선 별이 쏟아진다던데…

별을 보려니 너무 힘들다. 진짜 춥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 하늘에선 별이 쏟아진다기에 쏟아지는 별소낙비를 보려고

피로에 겨워 잠든 동숙인들 잠 깨울새라 조심조심 자꾸만 들락거린다.

깜박이기도 하고 반짝이기도 하고

시시로 별의 양과 빛이 달라지다가

마침내 쏟아진다!

별이 쏟아진다는 말이 실체적으로 느껴진다.

초저녁 듬성듬성하던 별들이 잠시 후 나가보니

하늘을 메우고 있고

희미했던 별은 반짝임을 더한다.

어린 여름날, 암사동 우리집 뒷마당의 멍석에 누워

지금의 몽골하늘처럼 하늘을 뒤덮은 별들을 보았더랬다.

꼭 그때 그 하늘 그 별마당 같으다.



외등을 켜 놓은 방향의 하늘에는 별이 드물게 보인다. 구름에 가리웠나 싶어 자꾸 바라보았다. 그쪽 하늘에도 별이 잔뜩일 텐데...

계속 바라보고 있노라니 하나 둘 별이 밝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지, 별은 이미 하늘 가득 있었던 거다.

마치 희망처럼, 줄곧 바라보노라면 내가 바라는 자리에 가득 이미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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