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기상하여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하룽베이의 절경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호텔에서 내다본 하룽베이의 모습은 흐린 날씨 때문에 뿌옇게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아침식사를 하고 호텔을 나와 하룽베이를 향한 배에 승선했다. 비는 내렸지만 배는 출발했다. 처음에 일정 및 코스를 정할 때 하룽베이를 택한 이유가 그 절경이 너무 멋있다는 이유에서 였는데 그 모습을 제대로 못 본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 안에서 열심히 밖을 보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과연 잘 나올까 잘 보일까 하는 걱정은 뒤로 한 채 말이다. 이런 걱정이 날씨를 변화시켰을까 비는 서서히 그쳤다. 그리고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윤곽과 그 절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오히려 맑은 날에 볼 수 없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위안과 함께 말이다.

 다시금 하노이로 향하는 길은 베트남의 농촌 풍경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코스였다. 자연이 내려준 환경에 충분히 게으른 삶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농촌의 모습을 보며, 물소를 끌고 도로 위를 걷고 있는 농부의 모습과,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가로질러 가는 소의 모습들을 보며 베트남 인구의 80퍼센트 가량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베트남 인들의 삶의 터전 위를 차를 타고 지나왔다.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듯한 집들을 보며 의아해 했는데, 거기서 또한 베트남 인들의 합리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었는데, 집을 골격만 짓고 팔면 사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마무리 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지어놓은 집을 다시 리모델링 하는 것보다 얼마나 합리적인 판단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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