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전 , 달리전 , 요시토모 나라전 등 최근 몇 년 사이 화제에 올랐던 큰 전시회들을 알고 있으시죠 ? 국공립 공간에서 시립 , 사설 전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전시회가 펼쳐지고 있는 요즘 , 미술전시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인식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 큐레이터는 바로 이와 같은 미술전시회를 기획 , 조직하는 사람으로 전시와 관련된 사항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천후로 맡아 뛰는 이들이랍니다 .



큐레이터의 업무는 크게 전시 , 학예 ( 연구 ), 교육 , 홍보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 아직 그 체계가 세세히 정립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이 모든 영역이 세분화되지는 않다고 해요 .
좁은 의미로서의 큐레이터는 국내에서 번역되는 용어와 마찬가지로 ‘ 학예연구사 '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소장품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 , 진행하는 것이죠 . 외국은 보통 교육은 에듀케이터 ( 교육전문가 , educator) 가 , 장물 보존은 컨서베이터 ( 작품수복보존처리전문가 , conservator) 가 그리고 전시 컨셉에 맞춰 미술품을 대여 , 구입하며 서류 작업을 맡는 사람들은 레지스트라 ( 작품의 관리 및 출납원 , registrar) 등이 담당합니다 .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미술관 대다수에서는 큐레이터 몇 사람이 이 모든 일을 담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 전시회의 기획과 진행은 물론 홍보에서 교육 , 전시 관련 정산 부분까지 완결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 큐레이터와 함께 일하는 이들로는 전시 작업 자체를 전문적으로 돕는 디스플레이팀과 보험처리를 담당하는 행정팀이 있습니다 .

 
 

현재 국공립 박물관을 포함한 전국 미술관과 화랑의 큐레이터 인력은 300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요 .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높지 않은 관계로 연봉 , 직업적 처우 등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직업으로서 큐레이터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 미술이론이나 실기를 공부한 사람들 가운데 전업작가로 매진하거나 학업을 계속하지 않을 경우 , 큐레이터는 미술계에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기 때문이지요 . 그러나 인맥 위주의 채용이 많은 데다 대부분이 계약직이어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업을 한 후에도 불안 요소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 초봉이 연간 1000 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 진급 후에도 연봉이 2000 만원 선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 상대적으로 신분이 안정되고 공무원 수준의 급여도 보장 받는 전국 국공립 미술관의 큐레이터의 경우 그 모집 경쟁률이 100 대 1 을 넘습니다 . 문화관광부가 주재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시행하는 학예사 자격증 시험이 있는데 이 자격증은 말 그대로 자격증일 뿐 취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

 
 


큐레이터는 자신이 예전에 배워서 알고 있던 지식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지만 , 한편으로는 꾸준히 지식과 노하우를 개발해 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만큼 창조적인 일 즉 , ‘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 작업은 아니지만 큐레이터의 일 역시 굉장히 ‘ 크리이티브 ( 창조적 , creative) 한 일이거든요 . 미술 기획은 다양한 작업을 수반합니다 . 작가와 대중의 욕구를 짚어내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획을 해내야 하므로 상상력 이상의 창조력을 필요로 하지요 . 발로 뛴 만큼 , 고민하고 애쓴 만큼 나의 정보와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습니다 . 정답도 , 사전도 없는 작업이니까요 .




작가의 작업과 작품은 굉장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 큐레이터의 시각 역시 매우 주관적인 것이구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 큐레이터 , 관람객 모두가 공감하는 작업이 있습니다 . 그것이 바로 예술과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 공감 ' 되는 그 무엇인 거죠 . 자기 시각과 판단력을 갖고 좋은 작가와 작품을 구별해내는 것 , 그리고 작가들의 작품을 엮어낼 수 있는 것 - 이것이 큐레이터의 요건이자 큐레이터가 자기 색깔 , 자기 목소리를 가져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미술을 향한 애정이 기반되어야 작품을 보는 안목도 , 작가를 이해하는 시각도 생겨날 수 있어요 . 마찬가지로 미술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진정으로 관람객과 미술 발전을 위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구요 .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회를 여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큐레이터와 긴밀하게 호흡하는 사람은 바로 전시될 작품을 만든 작가입니다 . 작업에 대한 미술가들의 의지와 개성은 매우 강하답니다 . 더구나 협동 작업 보다는 개인 작업에 익숙한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 전시에 관해 의논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고 해요 . 큐레이터는 이런 부분 하나하나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 작가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정기적인 일정 진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분 좋게 설득하고 일을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이죠 . 다른 사람의 욕구와 취향을 잘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

 
 

1. 학예사 자격증 취득에 관한 정보
지난 2000 년에는 학예사 자격증 제도가 생겨나 많은 이들이 이 시험에 응시하고 있어요 . 문화관광부에서 학예사 자격증 제도를 포함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개정하면서 학예사의 등급을 1 급 , 2 급 , 3 급 정학예사 , 준학예사로 나누고 각각의 자격요건을 정립하게 되었지요 . 2004 년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www.museum.go.kr) 에서 그 업무를 위임 받아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 자격증은 말 그대로 자격증일 뿐 이것을 취득한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에요 . 그러나 큐레이터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학계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 ,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나란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


2. 인턴 프로그램을 통한 정식 채용
인턴 프로그램은 큐레이터 업계에 진입할 수 있는 첫걸음이자 자신의 적성이 정말 이 일과 맞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 인턴 관련 정보는 www.daijin.com , www.neolook.net 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 미술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털 정보 사이트로 , 모든 소식이 집결되는 곳이랍니다 . 현재 인턴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어요 . 먼저 학교와 미술관이 연계되어 학교를 통해 인턴으로 일해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이 경우에는 재학생들을 이어주는 프로그램이므로 외부인은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 문화예술진흥원이나 자립형 사립미술관 인턴은 , 이 곳에서 나온 공고에 응시한 인턴들에게 정부에서 지원금으로 임금이 지급되는 시스템이에요 . 마지막으로 개개의 공간별로 가나 , 성곡미술관 , 토탈미술관 등의 사립형 미술관에서 자체적으로 뽑는 인턴이 있습니다 . 미술관별로 홈페이지에 공고가 나게 되므로 꾸준히 홈페이지를 살피며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 많은 미술관이 인턴사원 (6 개월∼ 1 년 , 길게는 2 년 ) 으로 매년 2 ∼ 5 명씩 공개 채용한 뒤 이들 중에서 정식직원을 채용합니다 . 인턴 활동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경력을 넓혀가고 , 자신에게 정말로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잘 맞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


3. 자체 시험을 통한 국공립 박물관 채용
한편 국공립 박물관의 경우 결원이 있을 때마다 학예사를 충원하는데 이 때에는 특별채용시험을 따로 치루어 사람을 뽑게 되므로 이 시험에 합격하면 학예사로 일할 수 있습니다 .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학예사는 ' 학예연구사 ' 로 입사하여 3.5 년의 경력을 쌓은 후 승진시험을 거쳐 ' 학예연구관 ' 으로 승진하게 돼요 . 서울 인천 대전 등 전국의 10 개 국공립 미술관들에서 부정기적으로 자리가 빌 경우에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채용을 하므로 꾸준히 정보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


4. 독립 큐레이터
전시 프로젝트별로 일을 따라가는 ‘독립 큐레이터' 즉 프리랜서는 외국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케이스로 ,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 독립 큐레이터의 경우 기존의 제도권 혹은 상업 화랑이 아닌 대안공간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 대안공간은 지난 1999 년부터 생겨난 것으로 다양한 작가군의 실험적인 작품을 발굴 , 전시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작가들이 의욕과 새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그것이 제도권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상업적 가치를 크게 인정 받지 못할 때 더 이상 작업을 이어가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지요 .

 
 

큐레이터를 지망하는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선배의 조언입니다 . 프로젝트 스페이스 ‘ 사루비아 다방 ' 의 황신원 큐레이터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




“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입시 중심이라 예술 관련 교육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잖아요 . 제가 일하면서 만나는 작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문학이며 음악 , 미술을 많이 찾아 다니면서 , 다방면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예술적 감성을 많이 키웠더구요 . 여행도 많이 다니고 . 같은 경치를 봐도 감성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 감성을 많이 키웠으면 좋겠어요 . 사진도 찍어 보고 , 여행도 해 보고 . 미술에 관심 있으면 전시 많이 보러 다니면서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 꾸준히 동기부여를 하면서 자기 스스로 기회를 잡아서 찾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 미술전시감상회 같은 프로그램들이 요즘 활성화 되고 있으니 , 꼭 찾아가 보면 좋겠어요 . ”



“ 전시 기간에는 보통 작가들이 전시 공간에 와 있는답니다 . 가서 말을 걸어보세요 . 내가 어떤 작가와 친해지는 것 , 나중에 그 작가와 친해져서 작업실에 가 보는 것 - 굉장한 경험이 될 거에요 . 또 다른 측면에서 작가와 미술을 만나볼 수 있는 셈이죠 . 이런 제안도 같은 맥락인데요 , 여행을 가도 건축물이나 박물관 미술품에 관한 책을 준비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껴보세요 .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우리나라 문화재나 한국 미술 , 전통 미술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직접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니까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또한 좋구요 . 이 모든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감성 훈련에도 도움이 되고 미술품을 보고 읽는 식견도 넓힐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



“ 큐레이터에 관심이 있어도 미술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볼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죠 ? 이번에 제가 몇 군데를 추천해 드릴게요 . 먼저 , 국립현대미술관 도서관이 아주 잘 갖춰져 있어요 . 온갖 화집과 잡지들이 있거든요 . 물론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 인사미술공간 , 아트센터 나비의 미디어 전문 미술관 등에는 재미난 비디오 작업들이 DVD 로 준비돼 있습니다 . 삼성 리움의 자료실 , 미술연구자료보존소 , 한국전통사진연구소에는 방대한 자료들이 있으니 개방된 자료들을 놓치지 마세요 . 일민미술관의 다큐멘터리 필름 아카이브도 잊지 마시구요 . 대부분이 서울 / 경기 지역에 있는 것들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지역의 국공립 미술 공간에도 자료실과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으세요 . ”

 
 
김달진미술연구소 www.daljin.com
네오룩닷컴 www.neolook.net

문화관광부 www.mct.go.kr
국립중앙박물관 www.museum.go.kr

< 큐레이터 , 그리고 미술관> 한미애 지음 , 아트블루 펴냄 , 2005
< 미술전시 기획자들의 12 가지 이야기 > 김홍희 , 박규형 , 박정욱 , 박찬응 , 박삼철 , 나선화 , 이동국 , 박혜경 , 김철효 , 김달진 , 김찬동 지음 , 한길아트 펴냄 ,
< 큐레이터는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 ( 세계적인 큐레이터 열 명에게 묻는다 )>
캐롤리 테아 지음 , 김현진 옮김 , 아트북스 펴냄 , 2003
< 큐레이터의 딜레마> 니콜라스 세로타 지음 , 하계훈 옮김 , 조형교육 펴냄 , 2000
<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학 ( 박물관학과 박물관 업무의 이론과 실제 )>
조지 엘리스 버코 지음 , 양지연 옮김 , 김영사 펴냄 , 2001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 학과 www.ncurato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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