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보는 패션지 하나씩 있으세요? 패션지는 다만 ‘멋내기 정보'만을 듬뿍 담은 잡지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다루는 최신 트렌드와 문화의 경향을 종합적으로 짚어내는 매체이지요. 패션 에디터는 바로 이 패션지 한 권을 알차게 꾸미기 위해 발로 뛰는 이들을 지칭합니다.
패션은 모든 사회 현상을 집약하고 있는 하나의 기호입니다. 패션은 사회 문화의 한 조류이기도 하고, 거꾸로 사람들의 관심을 잘 드러내는 문화의 한 단면이기도 한 것이지요. 따라서 패션 에디터는 그 사회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그 무엇,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그 무엇을 꾸준히 찾아 다니는 문화의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패션 에디터의 모습은 아주 화려하지요. 패셔너블한 의상에, 번쩍이는 장신구를 착용하고 커다란 스튜디오에서 바쁘게 움직입니다. 유명 제품 런칭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자랑하기도 하지요. 이따금 잡지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패션 에디터 소개글과 사진. 그것이 우리가 아는 패션 에디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렇고 화려하고 빛나기만 할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매달 빠듯한 일정에 쫓기며 최신의 경향, 남다른 정보를 발굴해내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뛰어야 하는 것이 패션 에디터의 현실입니다. 개인적인 여유와 휴식을 누리기란 거의 어렵지요. 밥 먹듯 이어지는 밤샘 작업을 견뎌내려면 체력도 좋아야 합니다. 이것이, 패션 에디터입니다.
 
 
 
패션지는 타겟 연령별, 테마별로 다양하게 나뉘어질 수 있습니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느냐, 2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같은 2, 30대라도 그 타겟이 직장인이냐, 비직장인이냐에 따라서도 다른 잡지를 보게 되구요. 그럼 여기서 현직 패션 에디터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큰 분류 세 가지를 알아봅시다.
※ 그 종류가 많지 않은 남성 관련 패션지는 이 분류에서 제외되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잡지의 라이센스를 확보해 국내에서 발간하는 형태로, 자신의 일을 갖고 있는 직업인을 주 대상으로 합니다. 예) 보그, 엘르, 코스모폴리탄, 인스타일 등

주로 십대 또는 학생을 타겟으로 발행합니다. (중철지이면서 라이센스지에 속하는 패션지들도 있습니다) 예) 쎄시, 에꼴, 신디 더 퍼키, 보그 걸 등

전업 주부들을 대상으로 발행합니다. 예) 여성중앙, 여성동아 등


한편 패션지에서 일하는 기자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패션 분야 전반을담당하는 패션 기자, 미용/코스메틱/헬스에 관한 사안을 담당하는 뷰티 기자, 문화 진단 및 사회 현상 분석을 주로 담당하는 피쳐 기자 등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 때 패션 기자, 즉 패션 에디터는 패션 관련 기사 작성은 물론 패션화보 촬영과 관련된 전반을 담당하게 됩니다. 화보를 찍기 위한 비쥬얼을 기획하고 포토그래퍼와 모델, 헤어와 메이크업, 세트스타일링, 의상스타일링 등을 정하는 일이 모두 패션 에디터의 몫이지요.
 
 
패션 에디터들은 대부분 각 패션지별로 소속되어 움직입니다. 프리랜서는 그리 많지 않지요. 화보 촬영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한 팀이 되어 움직이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진행이 가능한 회사 내 패션 에디터가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패션지 회사들도 인센티브제, 계약제, 연봉제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담당 아이템이 히트를 했거나 중요한 기획 기사를 담당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확보하게 되는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봉은 3천 만원대, 3년 차에 접어들면 3천 5백 만원대 안팎의 수익을 올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패션 에디터의 숨가쁜 한 달을 살짝 엿볼게요. 통상적으로, 매달 18일이 새 달의 잡지가 발행되어 전국의 서점에 배포되는 날입니다. 바로 이 날부터 다음 달을 위한 준비가 다시 시작되지요. 에디터 모두가 한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기획회의가 진행됩니다. 다음 호에 어떤 내용, 어떤 기획을 담아낼 것인지 논의하여 다음 1주일 동안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시장 조사를 벌여요. 선정된 아이템들이 얼마나 높은 밸류(가치)를 갖고 있는지 짚어보고 그 기사화 여부를 가늠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1주일이 지난 후 최종적인 기사화 여부가 판가름 나면 이 때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기사와 관련된 화보 촬영을 진행하구요, 5일부터 12일까지는 원고를 작성합니다. 12일이 최종 원고 마감일이며 이 모든 과정을 마친 기사와 사진이 인쇄되어 새 달 18일, 시중 서점에 배포되는 것이지요.
 
 
패션 에디터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적성/자질로는 다음의 사항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중의 라이프 스타일과 트렌드 파악 능력
-국내, 외의 패션 경향을 정확히 분석하여 보도, 해설할 수 있는 분석력과 표현력
-독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독자와 함께 공감하는 자세
-다양한 직업인(포토그래퍼, 모델, 패션 브랜드 관계자 등)과의 협력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및 원활한 대인관계, 사교성

그러나 이 사항들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것이며, 현직 패션 에디터들은 가장 결정적인 자질로 ‘상상력'과 ‘풍부한 아이디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패션지는 일간지, 주간지가 아닌 월간지입니다. 한 달 간격으로 발행된다는 것은 속보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하지요. 따라서 패션지에서는 매체가 담아내는 정보의 깊이와 참신성, 즉 ‘제 2의 가공능력'이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에디터의 상상력과 풍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지요.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도 요리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듯이, 비슷한 소재라고 해도 어느 에디터가 풀어내느냐에 따라 그 내용과 방향은 천차만별의 모습을 띄게 됩니다. 그 에디터가 갖고 있는 참신한 시각과 색다른 상상력, 풍부한 아이디어가 그 패션지의 내실 하나하나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패션 에디터로 일하고 싶다면 먼저 어시스턴트의 과정을 거쳐보는 것이 좋습니다. 잡지사마다 에디터의 일을 보조하기 위한 어시스턴트를 두고 있는데, 이 어시스턴트로서의 경험을 통해 패션 에디터의 구체적인 업무를 미리 엿볼 수 있거든요.
자신이 어떤 잡지에 잘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그 첫걸음입니다.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잡지사에서 일하고 싶은지, 라이센스지와 국내 잡지 가운데 어떤 곳에서 뛰고 싶은지를 알아야 그 다음 단계가 가능합니다. 이 점을 파악했다면 자신이 일하고 싶은 잡지사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도록 합니다.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조 업무를 담당할 어시스턴트의 수요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학창 생활 중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됩니다. 학내 매체를 통해 기자 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지요. 글은 많이 써 보고 훈련할수록 실력이 늘어나게 마련이니까요. 학창 생활 중에 주의할 점은 바로 이 한가지 입니다. 무조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지망하는 분야 안에서 여러 종류의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사실. ‘경력'은 그 사람이 그 동안 어떤 목표와 관심을 가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증명서니까요.
 
 
패션지의 지면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을 아트 디렉터라고 부릅니다. 가장 감각적이어야 하는 만큼, 잡지의 지면 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도 중요한 공정입니다. 평면 위에 각종 시각적 효과와 입체적 묘미를 더해주는 역할로, 독자들로 하여금 기사와 사진에 대한 집중도와 이해도를 높여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화보 촬영을 위한 공간. 이것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첫걸음일 뿐더러 이미지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주요 요소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서는 주로 세트 디자이너 또는 세트 스타일리스트라고 불리고 있지요. 한정된 공간 안에, 패션 에디터가 구상한 컨셉을 집약적으로 표현해내야 하는 만큼 섬세하고 꼼꼼한 작업을 요합니다.

화보 촬영 작업은 패션지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포토그래퍼의 역할은 그 중요성을 더 강조할 나위가 없지요. 패션 에디터와 촬영 주제에 관한 방향을 확실히 파악하고 컨셉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서는 많은 실력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능력을 인정 받은 포토그래퍼는 많은 패션 에디터로부터 작업 요청을 받게 된답니다.

결정적으로 화보의 이미지를 창출해 내는 사람은 바로 모델이에요. 빼어난 연출력과 이해력이 필요한 직업이지요. 자신이 갖고 있는 개성은 물론 결점까지도 매력으로 발전시켜, 주어진 컨셉과 환경 속에서 최상의 이미지를 표현해 내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모델의 분위기 연출을 돕는 사람들. 바로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리고 스타일리스트와 코디네이터입니다. 패션 에디터는 패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분석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의상과 모델 그 자체를 매만지는 사람은 아닙니다. 에디터가 원하는 모습을 화보 속에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직업인들의 손길이 필수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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