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연한 충고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 중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가 가장 걱정 되었거든요. 장래 희망인 요리 분야의 직업을 가지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했어요."
4개월 전 멘토링을 신청한 현이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직업이었다. 김정민 씨는 현이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알음알음 주변의 도움을 얻기도 하고 요리 관련 정보나 대학 진학에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그는 무엇보다 막연한 소견을 들려주기보다는 꼼꼼히 체크하여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 김정민 씨의 조언에 대한 현이의 만족도는 어떨까?
"저 혼자 궁금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다 보면 이상한 이야기들 속에서 헤매곤 했거든요. 그러나 멘토링 신청을 하고 난 뒤부터는 멘토의 충고를 직접 들으면서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현이는 멘토링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었다. 온라인 멘토링은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보다 게시판 참여가 중요하다. 특히 또띠에서는 첫 만남 이후에는 정해진 멘토링 게시판 외에 코디네이터(사회 복지사)를 통하지 않은 오프라인 만남이나 이메일 혹은 메신저 등 개인 연락 수단을 금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멘토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아직 청소년인 멘티들에게는 전문적인 상담 능력이 없는 멘토들의 작은 행동이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시판에서 활발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멘토링이 원활할 수 없다.
"제 글을 읽고 현이가 아무 것도 남기지 않으면 걱정이 되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함도 생기고요. 현이가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이어서 소통도 잘 되고 점점 사이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현이는 남보다 많은 노력을 하는 학생이다. 어릴 때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나 책, 인터넷을 통해 요리 관련 공부를 해왔다. 지금은 기본적인 중국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었다. 앞으로는 학업과 함께 요리사 자격증 준비를 병행할 계획도 가진 다부진 학생이다.
"친구들은 보통 성적에 관심이 많거든요. 제가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해요. 정민이 형은 같은 남자라서 말하기가 편하고,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것도 이 얘기 저 얘기 터놓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문제 해결보다 고충 나누기에 노력 또띠에서는 멘토에 참여할 기업 주관 부서, 담당 코디네이터, 멘티 관련 기관 실무자가 모여 멘토와 멘티의 상담 내용, 희망, 적성, 취미, 성향을 고려해 짝을 짓는다.
"저는 1남 1녀 중 막내로 자라면서 형이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부모님이나 누나에게 못할 이야기는 주변의 형들에게 도움을 구하곤 했죠. 이런 저의 어릴 때 기억을 되살리면서 현이의 고민을 해결한다기보다 함께 나누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력이 되면 봉사를 하고 싶었던 김정민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할 수 있는 온라인 멘토링의 장점을 활용해 봉사 이상의 성취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또 아직은 자식이 없지만 나중에 자녀가 생기면 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현이는 자기보다 네 살 어린 남동생을 두고 있는 형이다. 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도 하고 동생을 괴롭히는 후배를 찾아가 혼내 준 적도 있다고 말하는 모양이 스스로를 제법 괜찮은 형으로 여기는 눈치다. 나름대로 어른스러운 현이가 생각하는 멘토의 조건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사람'이다. 주변에서 만나기 힘든 역할 모델이 되어주는 것도 멘토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김정민 씨의 부담이 클 것 같기도 하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먼저 꺼내지 않기로 마음 속으로 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현이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데, PC방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 일찍 가라는 잔소리를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이잖아요. 저는 공부도 오락도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좋은 것에 미치면 그 자체로도 행복한 것'이라는 김정민 씨의 조언과 현이의 생각이 어딘지 닮아 있다. 다른 듯 닮은 멘토-멘티, 이 둘은 때론 현이가 용의 복장 검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 정민 씨는 거듭되는 야근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귐 또한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서로를 성장시키는 멘토-멘티의 관계는 작은 교감이 오랜 세월 쌓일 때, 그 속에서 나이를 비롯한 서로의 차이를 뛰어 넘는 믿음을 발견할 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