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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해설영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0/17 시각장애인에게 영화를 ‘들려주다’
  2. 2007/07/18 "영화를 소리로 보다니… 꿈만 같아요" (1)
시각장애인에게 영화를 ‘들려주다’
화면해설 영화 만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해마다 수십 편의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영화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대중문화 장르다. 물론 소리에 의지해 영화를 감상하기도 하지만 대사가 없이 음악만 흐르거나 화면으로만 보이는 장면에서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영화관람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화면해설영화. 지난 1998년 설립 이래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온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관장 최동익)이 ‘다음세대재단’과 ‘CJ엔터테인먼트’사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이번에 선보인 화면해설영화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마파도>, <살인의 추억>, <위대한 유산>, <태풍>, <우리 형>, <너는 내 운명>, <키다리아저씨>, <가발>, <내 남자의 로맨스>, <어깨동무>, <지구를 지켜라> 등 모두 12편. 한 장의 DVD에 모두 담겨 있다. 화면해설영화란 대사가 없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성우가 일일이 해설을 달아주는 것. 가령, 영화 속 배경이 지하철로 바뀌면 ‘지하철 안’이라는 설명과 함께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주인공에게 무관심한 승객들의 모습과 썰렁한 분위기까지 자세히 묘사한 내레이션이 흐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작단계이지만 장애인복지가 발달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반화된 기법. 미국은 화면해설용 프로그램들만 모은 케이블 방송 채널이 따로 있을 정도다. 1990년대부터 화면해설영화를 선보인 일본 역시 지금은 국내영화 뿐 아니라 외국작품들까지 다양한 장르를 제작하고 있다.

화면해설영화 제작을 주관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한승진 복지사는 ‘그동안 시각장애인이 공식적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장애인 영화제 출품을 위해 별도로 만든 작품 정도였다’며, ‘일반 개봉영화는 저작권이나 음원 사용권 등의 문제 때문에 불법복제가 아니면 사실상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화면해설영화 제작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한다.

“그동안 화면해설영화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제작비용과 음원 사용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아이디어를 들은 ‘다음세대재단’이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다양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해 주었고, 음원 및 저작권 문제는 CJ엔터테인먼트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이 되었어요. 물론 처음 하는 작업이라 여러 모로 힘들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보람을 느낍니다.”

화면해설영화 제작에 소요된 기간은 총 6개월. 지난해 말 기획을 끝내고 올 1월부터 실무 작업에 들어 가 7월 13일에 완성작을 내놓았다.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영화 장면에서 설명할 부분을 추려내 녹음한 뒤 다시 하나하나 편집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화면해설용 원고를 써 줄 작가와 읽어 줄 성우를 찾는 데만도 몇 달이 걸렸다. 한승진 복지사는 ‘다행히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수고료 한 푼 받지 않고 흔쾌히 나서 준 작가와 성우 분들, 그리고 여러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후반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며 제작을 도와 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에 만든 DVD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국의 복지관 및 기관 198곳에 배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누어 드리지 못하는 대신 언제든지 화면해설영화를 들을 수 있는 웹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앞으로는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면 해설이 들어가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것이 한승진 복지사를 포함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측의 바람. 올 하반기에는 또 다른 영화 12편이 담긴 DVD가 출시될 예정이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화면해설영화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시청회에 참가했던 박세근 씨는 “화면해설영화 덕분에 영화에서 얻는 감동과 재미가 다른 때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라며, 특히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가끔 극장에서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는 어떤 공간인지,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참 답답했어요. 다음 장면하고도 연결이 잘 되지 않아 전체 흐름을 잡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죠. 화면해설영화는 성우의 해설 덕분에 그런 장면이 나올 때 상상을 할 수 있어 좋아요. 대강 어떤 그림인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영화를 이해하기도 쉬워졌어요.”

앞으로 영화를 자주 들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영화가 친숙한 문화생활이 될 것 같다’고 화면해설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료제공 = 아산사회복지재단) [글 최선희 자유기고가/사진 이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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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소리로 보다니… 꿈만 같아요"
서울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 영화 시사회… 성우가 화면 해설 원고 읽어 내용·감동 전달
'다음세대' 재단, 반년간 공들여 12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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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이 13일 서울 관악구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소리로 영화를 즐기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지하 강당.

불이 꺼진 채 스크린 속 배우들은 이야기를 나누다 어디로 바삐 움직인다. 언뜻 보면 여느 동네 소극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영화 중간중간 배우가 아닌 성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우는 배우가 무엇을 타고 어디로 가는지 벽지는 어떤 색깔이고 분위기는 어떤지를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해 준다. 자리를 빼곡이 채운 80여 명의 관객들은 숨 죽인 채 귀를 쫑긋 세우고 영화에 빠져들었다.

이날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특별한 시사회가 열렸다. 복지관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 영화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시각장애인 김모(46)씨는 “공식적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라고는 ‘장애인 영화제’ 출품을 위해 별도로 만든 작품이 대부분”이라며 “일반인들이 극장에서 관람하는 개봉작은 저작권이나 음원사용권 문제 때문에 몰래 만들어 ‘쉬쉬’ 하면서 본 게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사회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시각장애인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떳떳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이유 때문이다. 배우의 목소리만 들릴 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시각장애인들은 영화의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게 현실이다. 또 음원사용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복제 CD 등을 구입하면 불법이다. 시사회는 두 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준 셈이다.

이는 복지관의 힘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현준 사회복지사는 “여섯 달 넘게 걸린 대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화면 해설용 원고를 써 줄 작가와 읽어 줄 성우를 찾는데 몇 달이 걸렸다”며 “작가와 성우 모두 장애인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수고료를 거의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금 마련과 음원을 포함한 저작권 문제 해결도 쉽지 않았다. 노 복지사는 “다행히 다음세대재단에서 아이디어를 듣고 적극 돕겠다고 했고 CJ엔터테인먼트 쪽에서도 흔쾌히 음원 사용을 허락했다”며 “힘들었지만 너무 뜻 깊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온 노소영(36ㆍ여)씨는“친구들이 보고 나서 감동 받았다던 그 영화를 이렇게 소리로 보니 너무 좋았다”며 “이제 친구들과 영화에 대해 한바탕 이야기 잔치를 벌여야 겠다”고 했다. 관악구 신림동의 김모(65) 할아버지는 “내 평생 영화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양로원가서 영감들한테 자랑 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복지관은 이미 극장에서 개봉했던 한국 영화 12편을 화면 해설 영화로 다시 만들어 담겨 있는 CD를 나눠줬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관람객들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피었다. 경기 시흥의 김영명(26) 씨는 “이 감동을 집에서도 두고두고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오지 못한 다른 시각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봐야 겠다”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하반기에도 또 다른 영화 12편을 시각장애인 용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국일보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